
대학 졸업자들의 취업난이 가중되는 가운데 공무원·자격증 시험을 대학 입학과 동시에 집중적으로 준비해 짧은 시간에 좋은 성적을 내는 대학이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에 자리하고 있는 특성화 대학인 웅지세무대학이 바로 그곳이다. 웅지세무대학은 지난 2004년 개교한 이래 공인회계사와 세무사, 공무원이 대거 배출하면서 세무·회계 명문대학으로 입지를 굳혀가는 대학이다.
개교 이래 공인회계사 26명, 세무사 56명, 세무공무원 227명을 배출했다. 특히 지난해에만 공인회계사 11명, 세무사 14명의 최종합격자를 배출, 서울의 유수 대학교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전국 세무공무원 1%가 이 대학 출신일 정도다.
웅지세무대학이 짧은 역사에도 회계·세무분야에서 이같은 성과를 달성한 것은 설립 때부터 세무․회계 특성화 대학으로서 다른 쪽으로는 한 눈을 팔지 않고 오로지 한길로만 매진한 결과이다.
웅지세무대학은 국내 어느 대학도 모방할 수 없는 독특한 학사·학생관리 시스템을 정착시켜 학생들이 입학하자마자 오로지 공부에만 매진할 수 있도록 했다. 재학생 1200명 중 95% 정도가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수업 외에도 자기학습(자율학습)을 밤 11시까지 하고 있다. 중간·기말고사가 없고, 대신 토요일마다 시험을 치르기 때문에 자투리 시간도 아껴가며 공부하는 게 학생들의 일상적인 모습이다.
또 상대 평가 제도를 도입, 학업성적이 부진하거나 품행에 문제가 있는 7~8% 학생들을 매년 퇴교 조치하는 등 엄격한 학칙을 적용하고 있다.
박성준 웅지세무대학 산학협력처장은 “학문하는 대학이 아니라, 교육하는 대학”이라고 부른다. 현재 웅지세무대학은 송상엽 이사장을 비롯한 모든 교수진이 회계사나 세무직 관련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어 학생들은 외부 전문학원에 가지 않고도 실제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내고 있다.
최영한 총장은 “정부는 ‘사교육비 없는 학교’를 외치고 있지만, 웅지세무대학의 교육시스템은 이런 정부 정책에 적합한 한 가지 모델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재학생들은 세무․회계시험에 필요한 모든 준비를 학원에 의존하지 않고 마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총장은 이어 “서울대 등 명문대를 갈만한 인재가 아닌 평범한 학생들이 웅지세무대학만의 교육프로그램 속에서 매년 두자릿수의 세무·회계사가 배출되고 있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웅지세무대학은 평범하지만 올바른 생각을 가지고 진지하게 자신의 꿈에 도전하고 싶은 사람들을 빛나는 보석으로 만들어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웅지세무대학은 현재 2년제 대학에서 4년제 대학으로의 승격을 준비, 명실상부한 세무·회계분야 특성화대학으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박세환 기자 [greg@chosun.com]